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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태웃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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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거센 바람을 견디면서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정원. 현지의 식생과 자연 환경을 따르면서 제주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사계절 정원의 모습을 소개한다.


환경이 다른 두 정원 공간에 제주의 자연을 더하다

우리나라에서 정원을 만들기에 이상적인 곳이라면 아마 제주도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중부 지방에서는 겨울의 온도가 낮아지므로 월동을 기준으로 식물을 선택해야 하지만, 남부 기후에 속하는 제주도는 선택의 폭이 넓다. 따라서 유칼립투스나 올리브 나무 등 지중해성 식물들도 자유롭게 정원에 심을 수 있다. 겨울에도 땅이 얼지 않는 제주도, 특히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남쪽 지역은 사계절 정원을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기도 하다.

 

태웃개 바다를 바라보는 부드러운 언덕에 자리 잡은 주택은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변은 조용한 귤밭과 자연경관이 그대로 살아있어 주택과 함께 어우러진다.

레드 컬러의 현무암 타일로 마감한 주택을 중심으로 앞쪽은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오고, 뒤쪽은 장시간 그늘이 생기는 정반대의 조건을 가졌다. 이에 따라 정원을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 각각의 환경에 맞도록 디자인하였다.

제주도의 자연적 특성들을 활용해 제주 풍광에 어울리는 정원, 동시에 제주도의 바닷바람을 견딜 수 있는 정원을 살펴보자.

 

해바람 정원

 

1 다간 위실나무 주위에 매화오리나무가 든든히 자리한다. 햇빛을 받은 말채미드윈터파이어가 담을 배경으로 빛난다.2 플룸바고는 넝쿨 형식으로 크게 자라므로 담을 따라 오랜 기간 파스텔 톤의 보라색을 즐길 수 있다.3 둥글게 수형을 다듬은 회양목과 가늘고 좁은 잎을 가진 무늬모로위사초, 니포피아가 대조를 이루면서 풍경을 만든다.

제주해안을 모티브로 한 햇살과 바람의 정원. 바닷가 바람을 맞고도 잘 자랄 수 있는, 대체로 키가 50cm 내외의 식물과 다간으로 자라는 식물을 심었다. 제주가 원산인 회양목을 주인공으로 키가 높지 않은 식재 디자인을 연출했다. Plant List : 황근, 해국, 회양목, 무늬모로위사초, 니포피아, 스키자키리움, 위실나무, 이테아 등

 

쉼이 있는 그늘 정원

 

4 높이 120cm의 제주 돌담 너머로 보이는 귤밭은 정원의 일부분이 되어 배경을 이룬다. 사람주나무 단풍은 12월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5 그늘에서 잘 자라는 단풍나무와 동백을 배경으로 이른 봄에 꽃이 피는 히어리가 보인다.6 주택과 이어진 정원에는 향매화오리나무와 실목련을 나란히 심고, 이어서 수국과 고사리 코너가 자리 잡았다.7 주택 측면의 현관을 지나면 뒷정원이 넓게 펼쳐진다. 디딤석 주변에는 그늘에서 자라기 좋은 다간 히어리가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남향인 주택의 뒷면에 위치한 옆으로 긴 정원. 제주 현무암을 가공하여 만든 자재로 산책로와 테이블 공간을 마감했다. 하루 중 해가 들어오는 시간이 짧아 여름에는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교목, 관목, 초화 등으로 편안한 풍경을 만들었다. Plant List : 동백, 사람주나무, 히어리, 향매화오리나무, 고사리류, 실목련, 자엽풍년화, 헬레보러스 등

 

가장 제주스러운 정원 요소들

 

제주 현무암을 가공해 표면의 질감이 거칠게 살아있는 디딤석을 만들었다. 요철감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생동감이 있어 제주 식재와 잘 어울린다.

제주 현무암 돌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연출하기 위해 특별한 소재를 멀칭으로 사용했다. 주변의 밭에서 난 흙을 체에 치고 여러 번 세척 과정을 거친 작은 돌들이다.

앞 정원에도 주변 흙에서 골라낸 작은 현무암으로 산책로 동선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일체감을 살렸다.

 

SKETCH

 

회양목(Buxus microphylla var. Koreana) 잎에는 광택이 있는 막이 있어 바닷바람에도 잘 견딘다. 다소 그늘이 있는 곳에서도 잘 자라나 습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늬모로위사초(Carex morrowii ‘Variegata’) 사초들은 비교적 바닷가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특히 모로위사초는 양지, 음지를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키가 최대 50cm 정도로 자라 정원에 다른 식물과 같이 심기도 좋다. 향매화오리나무(Clethra alnifolia) 여름이 되면 핑크빛 병솔모양의 꽃이 펴 향기도 좋고 오래간다. 병충해에도 강하며 깊은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양지에서는 습기가 더 필요하다.

 

 

플룸바고(Plumbago) 보라색 꽃은 플록스와 비슷하다. 햇빛을 잘 받아야 많은 꽃이 핀다. 따뜻한 지역에서 넝쿨처럼 성장하므로 심을 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황근(Hibiscus hamabo) 제주도에서 자라는 아욱과의 관목으로 7~8월이 되면 부드러운 노란색 꽃이 핀다. 식물 전체에 솜털이 덥혀 있으며 가을이 되면 단풍도 아름답게 든다. 순비기(Vitex lotundifolia) 바이텍스과에 속하며 제주 바닷가 바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염분에 아주 강하여 7~8월에 피는 보라색 꽃은 특유의 향기가 난다.

 


글_ 정원 디자이너 김원희 : 가든웍스(GARDENWORKS) 대표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onheekim33

 

 

주택 설계·시공_ ㈜제주본가 인스타그램 jeju_bornga

 

사진_ 송명화, 김민 | 구성_ 조재희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9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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