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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즐거움, 카페 에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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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오가는 차량이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변, 하얀 건물 한 채가 놓여있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진한 커피 향은 그곳이 카페임을 짐작게 한다.

 

 


 

에르고 커피 내부 전경

 

 

길 건너에서 바라본 단층의 카페 전경

 

커피와의 인연

에그로 커피 이정빈 대표가 커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13년 전. 그리 거창한 계기는 없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던 때였다.

“2006년이니 꽤 오래전 일이네요. 그때만 해도 커피 체인점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프랜차이즈화를 생각하고 서울 홍대 앞에 ‘1호점’이라 할 수 있는 카페 하나를 오픈했어요. 당시 24시간 문을 열었는데, 장사가 너무 잘 되었죠. 그러다 보니 건물주로부터 가게를 뺏기다시피 쫓겨나게 되었고요.”

 



 

 

ELEVATION

 

 

외관은 가장 단순한 형태를 취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했다.   /   건물 뒤편에 놓인 넓은 데크.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의 물소리에 반해 이곳에 카페를 짓게 되었다고.

 

 

따뜻함이 녹아든 카페 내부. 데크와의 연결부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해 두 공간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   대지면적 ▶ 660m2(200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198m2(60평)   |   연면적 ▶ 198m2(60평) 
건폐율 ▶ 30%   |   용적률 ▶ 30% 
주차대수 ▶ 10대   |   최고높이 ▶ 4.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벽), 무근콘크리트(지붕)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 
외부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 
내부마감재 ▶ 미송합판, 파벽돌, 수용성 에폭시, 던에드워드 친환경페인트 
담장재 ▶ 디자인 블록 쌓기   |   창호재 ▶ 폴딩도어 
데크재 ▶ 방부목 구조재 38mm 
설계·시공 ▶ 에그로 커피(EGRO COFFEE) 이정빈 010-6377-6255 bean0725@hanmail.net



 

에그로 커피 원두로 만든 라테와 당근케이크   /   화장실은 선명한 오렌지와 블루 컬러를 입혀 포인트를 주었다. 

 

 

카페 인테리어는 목재와 파벽돌로 아늑함을 살렸다.

 

 

본인이 직접 설계·시공한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이정빈 대표. 많은 이들이 이 공간에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러 상황이 겹치며 상처받은 그는 결국 커피 관련 일을 접었다고 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제주에서 건축업을 시작했지만, 그조차도 잘 풀리지 않았다. 쉴 곳이 필요해 다시 찾게 된 것이 바로 지금의 ‘에그로 커피’. 돌이켜보면 커피 향이 머무는 공간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삼고 싶었던 것 같다는 그다.

다시 일어선 만큼 작은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도심을 벗어나 전원에 마련하는 카페였기에 건축적인 부분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길을 가다 기대 없이 우연히 들렀지만, 나갈 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길 바랐어요. 그저 단순한 카페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죠.”

 

 

 

PERSPECTIVE 

 

 

PLAN(1F – 198㎡)      ①주차장 ②옥외데크 ③카페 홀 ④카운터 ⑤입구 ⑥창고 ⑦화장실    

 

 

높은 층고의 천장까지 길게 이어진 세로창은 바깥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카페, 그 너머의 공간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더하는 양평 용문사로 가는 길. 경치 좋은 그곳에 에그로 카페가 자리한다.

“아무래도 카페는 다른 상업공간에 비해 인테리어가 중요해요. 그래서 내·외부 모두 누구나 좋아할 수 있도록 심플함을 콘셉트로 잡았고요.”

 

자연과 어우러지고, 동시에 그 속에서 돋보일 수 있게 건물은 직선적인 형태와 화이트 컬러로 단순하게 표현했다. 반면, 내부는 들어왔을 때 편안함이 느껴지도록 노출형 천장을 피하고 목재와 파벽돌을 사용해 따뜻한 공간을 완성해주었다. 필요에 의해 천천히 꾸민 공간이 그렇듯, 에그로는 거추장스럽지 않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가 되어준다.

 

 

심플한 건물이라 출입구 부분만큼은 각도를 조금 틀어 외관에 변화를 꾀했다. 

 

 

화장실과 이어진 벽면에는 그동안 모아둔 빈티지 아이템을 놓아 밋밋한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카운터 쪽 모습

  

“커피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향과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시각적인 기쁨도 누린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커피도 마시고, 그림도 감상하고, 조용히 책도 읽을 수 있는. 힘들 때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사람들과 즐거움으로 마주할 수 있는 복합 공간 말이죠.”

 

이 대표는 현재 건물 옆 200평의 대지에 갤러리와 베이커리를 지을 계획이다. 이미 설계안은 나왔고, 4월에 착공해 6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양성을 바라는 만큼 다른 여러 가지 문화 형태와 결합한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좋은 땅에 이런 장소를 많이 선보이고 싶습니다.”

 

질 좋은 커피, 아늑한 분위기, 한적한 자리에 앉아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시간. 그 찰나는 이곳, 에그로 카페에서 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순간이다. 


취재협조_ 에그로 EGRO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255 www.egrokorea.com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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